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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상자

iooiiuh 2023. 12. 19. 12:05

요즘은 책 읽는 연령대를 자꾸 세분화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책을 읽는데 딱 잘라 연령을 구분할 수 없다지만 막상 누구에게 책을 추천하거나 소개하려면 연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게 바로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책의 연령을 세분화하는 게 상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보를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전집이 아닌 이런 단행본이라면 상술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니, 오히려 이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연령대를 생각해준 것 같아 고맙기까지 하다. 이제 막 그림책을 벗어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와서 하는 얘기다. 내가 그림책은 유아만 보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다니고, 어른이지만 그림책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솔직히 초등 고학년인 아이가 여전히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그래서 슬쩍 비꼬기도 한다. 동화책도 잘 읽으면서 그림책 도 본다면 그것처럼 환상적인 게 없을 테지만 이건 동화책은 거의 읽지 않으니 속이 탈 수밖에. 그래도 어쩌랴. 그림책이 좋다고 열심히 사들이는 나를 탓해야지.   워낙 다양한 글을 써서 동화책 세계에서는 유명한 김옥 작가의 글이다. 저학년 중에서도 가장 낮은 단계의 어린이들이 읽는 이야기답게 재치있고 재미있다. 게다가 만화 같은 그림(눈물바다>에서 봤기 때문에 더욱 친근한)이 재미를 더한다. 동생을 꼼짝 못하게 하는 비결을 들려주는 첫 번째 이야기는 어느 집에서나 일어나는 일일 게다. 동생이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하는데도 동생만 보면 귀여워 어쩔 줄을 모르는 엄마 아빠에 대한 원망이 살짝 묻어나기도 한다.   아이가 방학하면 엄마는 그때부터 개학이라는 말이 있듯이 방학 때 두 형제가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노는 평범한 이야기다. 그러다 낮잠은 잔 동생이 갑자기 일어나서 유치원 가겠다고 인사하고 나가는 이야기. 사실 이런 경험 한 번쯤은 다 있지 않을까.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솔직히 나도 어렸을 때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어두워지려고 해서 학교 늦었다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특별한 사건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느 집에서나 요 또래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일어나는 일이지만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간단하게 설명하는데 그럼으로써 독자가 상황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어른의 속셈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이야기가 어린 독자의 마음에 쏙 들 것이다. 어른인 나도 엄마의 속셈을 알아차린 주인공의 마음에 공감이 가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암튼 무언가를 알려주거나 가르치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이 마음을 읽으려고 애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보물 상자 는 여섯 살이라고 우기는 다섯 살짜리 동생과 여덟 살 형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장난꾸러기 형제의 즐거운 일상을 코믹하게 잡아냅니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엄마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동심이 빚어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이 연작으로 펼쳐집니다.고집불통 동생이 꼼짝 못하는 것은 바로 형의‘보물 상자’. 그런데 정작 그 상자에 들어 있는 보물은 별게 아니에요. 부서진 마이크, 구슬, 빈 화장품 통, 조개껍데기 등이죠. 하지만 이 물건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오랜 시간 형이 수집한 보물이기도 해요. 정말 아이 그 자체인 형과 동생.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보물 상자
방학을 했어요
위인은 싫어
망원경
미술관에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