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어린나이에 가장의 무게가 있었다. 사춘기시절 동생을 괴롭힌 무모함들은 자연스레 사그라들고 우리를 위한 형제애를 쌓았다. 서로에 대한 위함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각자가 결혼을 하고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면서 우습게도 균열이 생겼다. 백번천번을 느그럽지 못한 내탓이라 가슴을 누그려도 상황은 회복되지 못했다. 긴 시간 나는 자책하고 있다.이 책 군도는 나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어느 책에선가 누군가의 추천으로 군도를 알게 되었다. 책을 구입하고 차일피일 하다보니 많은 시간이 지나버리고, 다 읽고난 이제사 그의 추천이 무슨 의도였는지는 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나를 돌이키게 해 주는 소중한 감성을 선물 받은데 고마움을 갖는다.갖지 못했던 것을 뺏으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주인이 되어야지....동생 프란츠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그의 말의 무자비함과 폭력성은현실에서 고통받는 자들의 한숨을 떠올리게 한다. 성실함이란 이름 아래 하루하루 소박하게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갸륵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프란츠와 같은 무개념 인간들에 의해 고통을 받는 것이 인류사의 다반사다.선과 악, 정의와 불의라는 구분으로 양립되어 왔지만 절대로 구제받았선 안될 노무시키들.....대사가 희곡의 구성이라해도 너무 긴 대사를 보면 불안하다.무대에서 배우가 과연 이렇게 긴대사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등장인물 대부분에게 공통적으로 있다. 배우가 가졌을 두려움과 그 배우를 걱정하는 관객의 안쓰러움, 실제 공연이 궁금한 이유다.비극적 결말은다소 의아스럽다. 물론 형인 칼이 선이고 정의는 아니지만 피해자란 동정의 편에 있기에 칼의 급작스러운 선택은 행복한 결말을 준비하고 있던 관객에게 반전을 준다. 그런데 그 반전이 조금은 불편하다. 약자의 편에 있는관객의 입장에서극심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리라 했는데 뜻밖의 결말이 당혹스럽기 때문이다.긴 대사의 분량이 희곡으로서의 생명을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긴 했지만 나는 동생을 그리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았다. 그것만으로도 군도는 훌륭한 작품이리라....
프리드리히 실러의 처녀작. 지방 영주 모어 백작의 장남인 칼은 자유분방하고 고결한 성품의 소유자였지만, 동생 프란츠의 흉계로 아버지로부터 의절을 당하게 된다. 그는 몰이해한 아버지와 비정한 사회에 실망하여 보헤미아의 숲을 거점으로 도적단을 조직하여 폭정과 압제에 저항하고 비뚤어진 사회를 바로잡으려 한다. 하지만 그의 이상은 약탈과 만행을 일삼는 부하들에 의해 훼손되고 칼은 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번민에 싸이게 된다. 한편 그의 동생 프란츠는 형의 연인 아마리아를 손에 넣으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자유를 향한 열정과 통렬한 사회 비판,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의 격류를 형제의 반목이란 소재로 표현한 희극.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Flora & Ulysses

와 성경이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