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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동준은 책 말미에서 이 책을 쓴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오늘날에는 모든 것이 급변하기에 사람 사이의 상호 신뢰와 인간의 따뜻한 온정이 더욱 절실하다.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로 표현되는 인문경제경영 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배경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 시대에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원윈전략 은 나눔의 정신을 달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가진 자가 솔선수범하는 데서 시작한다. -292쪽현재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화두로 부각된 나눔의 미학에 대한 고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일 것이다. 저자는 《채근담》을 통해 오늘의 난국의 해법을 모색할 선인의 지혜를 얻고자 한다.저자의 이력을 보니 무척 남다르다. 경기도 재학시절 한학의 대가인 임창순 선생 밑에서 사서삼경 등을 사사했다고 한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정치부 기자를 거쳐 현재 21세기 정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책 뒷부분에 제시된 참고문헌을 우리 것 외 중국, 일본 및 서양 등 방대한 인용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 만큼 공부를 체계적으로 했으리라 짐작해 본다.명대 말기 홍자성이 쓴《채근담》은 같은 명대 진계유의《소창유기》, 청대의 왕영빈이 쓴 《원로야화〉와 더불어 처세 3대기서로 불리고 있다.《채근담》에서 채근 의 유래는 푸성귀를 뜻하는 말로 북송 말기의 문인 왕신민이 사람이 푸성귀를 달게 씹을 수만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 는 취지로 채근 을 언급한 대목에서 따온 것이다. 《채근담》은 요행히 찾아오는 행운과 행복을 멀리하고 근면히 생업에 종사하며 천지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게 살 것을 주문하고 있다. 명대 말기에 출현한 이래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처세서로 널리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저자는 《채근담》에서 오늘날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인 나눔의 정신 을 되살려 내고 있다. 그는 나눔의 정신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뒤 일상적인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덧붙이고 있다. 근데 그 인용 사례의 출처는 사서삼경은 물론 사기, 자치통감 등 고전의 방대한 스펙트럼에서 취하고 있다.우선 나눔의 정신 다섯 가지 유형 에 대해 살펴보자.여3분: 남에게 넘겨 주어야 할 3할 (명성과 절개)
높은 명성과 절개는 사람마다 모두 갖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를 독점하면 질시를 받고 원한을 사기 십상이다. 자칫 몸을 다칠 수도 있다. 이익과 재물이 그렇듯이 높은 명성과 뛰어난 절개도 3할 가량은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 시기로 인한 무함의 해를 피해나갈 수 있다. 물을 반쯤 담으면 똑바로 서고 가득 담으면 넘어져 쏟아지는 그릇은 가득 차면 엎질러지고, 나무나 흙으로 만든 벙어리저금통은 비어 있을 때 온전하다. 군자가 무에 머물지언정 유에 살지 않고, 어지러진 곳에 처할지언정 완전한 곳에 처하지 않는 이유다.귀3분: 자신에게 돌려야 할 3할 (오명과 지탄)욕된 행실과 오명을 모두 남에게 전가해서는 안되고, 3할 가량은 자신이 안고 가야 한다는 의미다. 높은 명성과 뛰어난 절개를 독차지해서는 안되는 여3분과 똑같은 논리 위에 있다.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화해 가을바람의 맑은 이술을 마신다.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화해 여름밤을 환하게 밝힌다. 실로 깨끗함은 늘 더러움 속에서 나오고 밝음은 늘 어둠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양3분: 남에게 양보해야 할 3할 (대공을 세운 후의 공덕)고금을 막론하고 공을 홀로 독차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공이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일이 잘 풀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이치와 같다.인정은 자주 바뀌고, 인생길은 험난하다. 가려고 해도 갈 수 없을 때는 모름지기 뒤로 한 보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가고자 하는 바대로 갈 수 있을 때는 공덕의 3할을 남에게 양보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대3분:사람 사이에 지녀야 할 3할 (강한 의협심)대3분협기는 친구를 사귈 때 마음에서 기본적으로 3할은 호방하고 의협심이 강한 기상 에 기초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친구를 사귈 때는 모름지기 3할의 의협심을 지녀야 한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고자 할 때는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감3분: 스스로 넘겨주어야 할 3할 (이익과 이윤)가진 것의 3할을 덜어내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감3분은 맹자가 역설한 여민동락 과 취지를 같이한다.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양보해 상대방에게 길을 열어준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3할을 덜어 남에게 나누어주고 함께 즐긴다. 이것이 한평생을 가장 안락하게 사는 비법이다.내가 무릎을 치며 아차! 하고 깨달았던 부분을 소개해 보겠다.모택동이 역대 왕조의 건국공신 가운데 가장 높이 평가했던 인물 주승을 들 수 있다. 주승은 원나라 말기 난세에 고향 인근 석문산에 은거하여 오직 저술에 매진했다. 그는 주원장의 삼고초려에 감복하여 마침내 하산을 결심하고 참모로 들어간다. 주승은 주원장이 천하를 통일하자 다시 은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세속적인 명리를 초월하고자 했던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뜻을 정갈하게 한 결과다. -161~162쪽내가 그의 입장이 된다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 처신하면 토사구팽당하거나 모함을 받아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가령 유방이 천하 통일후 일등공신 한신을 제거한 것이나, 측천무후가 자신의 치세를 위해 종실과 공신들을 가차없이 제거한 것은 좋은 보기다.공자가 모처럼 외출하려는 데 문득 소나기가 내렸다. 마침 준비해놓은 수레는 덮개가 없었다. 공자가 곤혹스러워하자 제자들이 건의했다."자하에게 덮개가 있습니다. 그것을 빌려서 가시지요."공자가 대답했다."자하는 인색해서 재물에 약점이 있다. 사람과 사귈 때는 장점은 높여주고 단점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오랫동안 사귐을 유지할 수 있다." -58쪽오늘날 선인의 청빈과 공명정대 정신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 시점에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 주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나누는 3할의 정신이 바로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채근담에서 배우는 삶과 관계의 지혜
동양의 탈무드라 불리는 채근담菜根譚 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처세서로 명나라 말기에 출현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세상은 이해타산으로 가득하고 사람 사이의 정은 변덕스럽다. 우리가 현자가 아닌 이상, 삶을 담담하게 견뎌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는 채근담 에 담긴 관계론·처세법·용인술을 ‘나눔의 정신’이라는 키워드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삶을 풍요롭게 누리기 위해서는 이해타산에서 벗어나 좋은 것의 3할가량을 기꺼이 베풀고, 나쁜 것의 3할가량을 떠안아 주위의 신망을 얻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이 지닌 것을 조건 없이 나누어주는 데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주위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성공하는 비결은,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자산과 공덕을 주변에 나눠 함께 즐기며 성장해나가는 데 있다. 이것이 채근담 에 숨은 최고의 방략이다. 이 책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스스로를 모질게 단련하고, 공과 이득은 남에게 넘기고 오명과 지탄은 자신이 짊어져 결국 대공을 거둔 사례가 풍부하게 등장한다. 다양한 고금의 사례를 통해 독자들은, 스스로를 낮추며 함께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문
들어가는 글 - 나눔, 존경받는 자의 의무
제1장 여3분 - 남에게 넘겨주어야 할 3할, 명성과 절개
이익을 탐해 왕에게 모욕을 준 당인홍│가질수록 잃는다, 나눌수록 얻는다│높은 배움의 경지│한 명의 인재가 한 나라를 살린다│화를 미루다가 더 큰 화를 자초한 한성제│제왕의 덕과 재능│각박한 왕은 현능한 군자를 죽음으로 내몬다│고정된 전술은 가치가 없다│자만은 시기를 부른다│그림 한 점에도 정신을 담는다│빈부귀천은 마음에 달렸다│진정한 폴리페서와 사이비 폴리페서│장점은 높여주고 단점은 잊어버린다
제2장 귀3분 - 자신에게 돌려야 할 3할, 오명과 지탄
물이 그릇을 따르듯이│유연함으로 위기를 모면한 유기│직언은 충신에게서만 나온다│이 또한 지나가리라│내가 나를 낮추면 남이 나를 세워준다│대인은 소인의 허물을 기억하지 않는다│재주를 앞세우면 시기하는 자가 생긴다│숨긴 선은 공이 크다│역경 속에서 더욱 빛나는 기개│선행은 복을 부른다│겸손과 온화함이 통치의 요체다│누구나 하나 이상의 재주가 있다│용인술의 비밀│스스로를 낮추는 의미│가혹한 법 집행으로 적을 만든 장탕
제3장 양3분 - 남에게 양보해야 할 3할, 대공을 세운 후의 공덕
금은보화와 명리보다 중요한 것│강경한 법 안에 담긴 너그러움│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남보다 늦게 기뻐한다│겉모습에 얽매이지 말라│미신을 좇다가 공업을 잃은 왕망│긴장을 늦추지 말라│은근한 풍자의 힘│군자는 자신을 낮추고, 소인은 자신을 높인다│유종의 미│하나의 인재가 한 개 부대보다 낫다│토사구팽의 위험│뜻이 정갈하면 마음은 맑아진다│과욕이 부른 화│날선 충돌은 피하는 게 옳다│독선과 독단의 위험성
제4장 대3분 - 사람 사이에 지녀야 할 3할, 강한 의협심
내 것이 아니면 탐하지 않는다│책으로 쌓은 지혜│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그의 행동이 그를 말해준다│안팎의 적을 다스리는 법│멋진 말과 글을 경계하라│아첨으로 얻은 출세는 욕을 먹는다│진심을 보이면 목숨도 살린다│공과 사를 구분하는 현인│담박하고 떳떳한 삶│칼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다│날카로운 비판은 쓴 약과 같다│아첨은 오래가지 못한다│포청천, 청렴과 결백의 상징│권력은 한낱 연기와 같다│가난하게 와서 가난하게 가겠다
제5장 감3분 - 스스로 넘겨주어야 할 3할, 이익과 이윤
고상한 인품이 사람을 부른다│누구도 완벽할 순 없다│곶간을 헐어 이웃을 도운 범중엄·윤증│담박해 오래가는 소나무처럼│조급해하면 일을 그르친다│쌀독에서 인심난다│사사롭게 치우치지 않는다│전세는 늘 역전된다│미세한 조짐에도 민감해야 하는 이유│청렴한 삶│부귀와 빈천은 본인의 뜻에 달렸다│집착 내려놓기│마음이 편한 곳이 고향이다│기회를 성공으로 바꾸는 노력│관리의 청렴한 품격
나오는 글 - 나눔과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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