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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 1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나 생각한다. 세상의 그 많고 많은 범죄들이 우리의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우리자신이나 우리 주변의 가까운 이들이 그러한 피해의 대상은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두는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고, 불행히도 세상의 그 모든 범죄들은 결국은 우리 중의 누군가에게 일어난다. 그리고 그 범죄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겨우 그 범죄를 실감하게 된다. 이웃 사람 은 그러한 우리가 결코 우리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웹툰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강풀 의 경우에 두 가지의 이야기 라인을 갖고 있다. 바로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 과 순정만화 의 이 두 가지 라인이다. 물론 이 두 가지 큰 라인을 벗어난 이야기들도 있다. 바로 26년 이 그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6년 이 우리의 현재에 대한 공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라면 이 작품 이웃 사람 은 조금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적인 범죄를 이야기한 26년 의 반대편에서 개인이 저지르는 개인에대한 범죄를 이웃 사람 이 들려주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웃 사람 은 그렇게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접하지만, 결코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고 있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러한 범죄는 결국 우리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 그 범죄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자신이라는 것을 강풀 은이야기한다. 이웃 사람 의 이야기는너무나 평범한 우리들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이웃 사람 들이 결코 만나지 않으리라믿었던 범죄의 대상이 되고, 그 범죄에 대항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코 우리 주변에서는 만나지 않으리라 믿었던 그 일들이 바로 옆에서 일어났을 때도 우리는 결코 그일들을 인식하지 못한다. 언제나 우리는 우리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범죄를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나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바로 옆의 이웃 사람 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이야기 한다. 요즘도 우리는 가끔 세상을 떠나고 한참이 지나서 발견하는 혼자사는 이들의 이야기를뉴스로 만난다. 그리고 슬프게도 우리는 그 뉴스들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그러한 뉴스들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리고 뉴스에서도 그러한 일들을 뉴스로 다루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는 주변의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일들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단지 나자신과 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만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이웃 사람 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모든 이유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의 해결하는 것은 바로 그 무관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범한 이웃 사람 들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도 작가인 강풀 이 그의 모든 작품에서 전하는 메세지들이 남아있다. 결국 이 이야기는 화해 와 이해 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화해 와 이해 를 기반으로 한 불의에 대한 저항 이 바로 우리의 세상을 조금 더 정상적으로 만드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작가 강풀 은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 방법은 사실 너무나 간단한 것일지도 모른다.말하지 못해남겨두었던 작은 것 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 하고 화해 하고, 절대악 에 저항 할 힘을 주는 것이다.
인터넷 만화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한국 만화사를 새롭게 쓴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강풀의 신작. ‘미스테리 심리썰렁물 시즌 3’ 이웃 사람 에서 그는 평온한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병적인 살인광의 연쇄 살인 행각을 그려내었다.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자행하는 차갑고 잔인한 살인마의 스스럼없는 행각을 보여줌으로써 이웃과의 소통이 단절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어둡고 음습한 모습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강풀은 잔인한 살인 행각에만 촛점을 맞추지 않고, 피해자이자 살인마의 이웃이기도 한 평온한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건을 풀어가고 상처를 치유하게 만든다. 조그만 단서를 귀찮아서 또는 지나친 간섭으로 여길까봐 그냥 지나치는 이웃 사람들과, 그 시선을 한발씩 비켜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을 교차 편집한 솜씨는 스릴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여고생 원여선이 연쇄 살인마 류승혁에게 죽임을 당한 후 이웃 사람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주춤하는 사이 계속되는 연쇄 살인 속에서, ‘그 때 만일 우리들이 한 발자국씩만 더 나아갔더라면……’이라고 울리는 작가의 목소리는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