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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일본아사히신문의 도쿄지방법원 담당 기자들이 쓴 연재 기사를 한 데 모은 책으로 평범한 서민들의 재판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픈 딸을 위해 장어 구이팩을 훔친 아버지-폭력단의 사주로 각성제를 해외 밀반입한 할머니-힘내서 100살까지 살아보겠다던 98세 어머니를 살해한 74세 아들.-홀로 어머니를 부양하던 늙은 아들은 ‘더는 견딜 수 없었다’고 말한다.-잠자던 28세 아들의 가슴을 칼로 찔러 목숨을 빼앗은 아버지.-재판장도 인정한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사정’은 무엇일까.-오랫동안 남편을 간병해온 아내가 남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머리에 떠오른 것은 36년 전 남편이 저지른 부정(不貞).-오랫동안 시험 문제를 출제해온헌법학의 제1인자가 여성 제자에게 문제를 알려주어 피고인석에 서게 되는데기자들은 법정 풍경이라는 창을 통해 일반 서민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이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키는 유명 정치인과 기업인의 재판만큼이나 중요하며 전 국민이 알아야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이렇게 알려진 재판들은시민들이 인터넷상에서 사건에 대한 의견을 올리거나 토론을 벌이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자신의 삶과 사회를 돌아보게 만들었다.홀로 감당하기 힘든 삶의 고비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더는 견딜 수 없는 어느 순간 선을 넘어 범죄자가 되고 만다.언론이 기사로 다루지 못한 ‘작은 사건’의 재판들 기자들의 시선을 통해 세상에 더많이 알려져야한다.
기자가 지켜본 법정의 인간 드라마 29편
선을 넘어버린 사람들의 생생한 말 한마디

힘내서 100살까지 살아보겠다던 98세 어머니를 살해한 74세 아들.
홀로 어머니를 부양하던 늙은 아들은 ‘더는 견딜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잠자던 28세 아들의 가슴을 칼로 찔러 목숨을 빼앗은 아버지.
재판장도 인정한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사정’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남편을 간병해온 아내가 남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머리에 떠오른 것은 36년 전 남편이 저지른 부정(不貞).
법조인이 되는 좁은 문, 사법시험. 오랫동안 시험 문제를 출제해온
헌법학의 제1인자가 여성 제자에게 문제를 알려주어 피고인석에 섰다.

매일 법원 방청석에서 취재하는 기자의 마음에 또렷하게 남은 사건들, 그 재판 광경을 엮은 아사히신문 온라인 연재 오늘도 방청석에 있습니다 . 매회 독자들로부터 ‘몹시 울었다’ ‘남 일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쏟아진 이 인기 연재를 책으로 묶은 오늘도 법정에 있습니다: 일본 사회를 뒤흔든 생생한 사건 기록 (母さんごめん、もう無理だ-きょうも傍?席にいます)이 도서출판 학고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2013년 5월부터 2015년 말까지 게재된 총 29편을 담았다.
간병에 지친 나머지…. 육아에 짓눌려…. 사랑싸움의 결과…. 빚이 불어서…. 법정은 그야말로 인생과 세상의 축소판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피고의 생생한 말과 숨소리에 마음이 무겁게 흔들린다.

이 기획은 선술집에서 기자들끼리 나눈 대화에서 출발했다. 보통 재판 기사는 30행(200자 원고지 3~4매) 분량으로 신문에 실린다. 정치인 스캔들처럼 사회의 주목을 받는 대형 사건이 아니면 길게 쓴다 해도 100행을 넘기 어렵다. 그런데 한 기자가 200행이나 되는 원고를 들고 왔다. 맡고 있는 사건에 대해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법정에서 가해자가 내뱉은 한마디, 그리고 피해자가 털어놓은 한마디를 생생하게 전달하려 했다. 결국 원고를 줄이지 않기 위해 분량 제한이 없는 인터넷으로 눈을 돌렸고, 아사히신문 온라인 연재 오늘도 방청석에 있습니다(きょうも傍?席にいます) 가 시작되었다.

오늘도 방청석에 있습니다 는 매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시민들이 인터넷상에서 사건에 대한 의견을 올리거나 토론을 벌이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에 연재된 29편을 엮은 이 책 또한 출간 즉시 아마존 재팬에서 전체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고, 2주 만에 3쇄를 발간하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독자들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그리고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안타까워했다. 간병, 육아, 빚, 질병, 결혼과 연애… 한 번도 이런 문제를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혼자 이겨내기 힘든 삶의 고비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더는 견딜 수 없 는 어느 순간 선을 넘어 범죄자가 되고 만다.

한국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령화로 인해 늙은 자식이 늙은 부모를 간병하는 노-노 간병,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등 정신질환, 출산과 감당하기 힘든 육아 스트레스 등 책 속 사건들과 비슷한 문제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남 일 같지 않다’는 느낌은 일본 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아사히신문 기자들이 오늘도 방청석에 있습니다 코너를 만들고 진행하면서 일본 사회와 독자들에게 자신과 사회를 돌아볼 소중한 기회를 준 것처럼,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개인과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