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 시인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프랑스의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의 모습
30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이 “너 아직도 문학사상 읽니?”라고 묻는 것을 보면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어도 폼은 좀 잡은 것 같다. 하기는 사춘기 시절에 껄렁대는 아이들은 싸움질로, 책 좀 읽는다는 아이는 괜히 수업시간에 소설 책 한권 몰래 읽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금 더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 고등학교 시절은 참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이 있다. 우선은 공부를 워낙 못해서 한 학년은 꼴등을 도맡아 한 아픈 추억이 있다. 커닝은 자존심 상하는 짓이라 믿었기에 시험지 받으면 이름만 쓰고 엎드려 있다가 백지를 내고 선생님 몰래 손에 도시락은 꼭 들고 운동장으로 나간다. 그 넓은 운동장에 앉아 홀로 도시락을 먹는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도시락의 하얀 쌀밥에 안착을 한다. 그 밥을 먹으며 앞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울었다. 그때 문학은 나에게 구원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빨간책이나 무협지보다는 세계명작을 읽으며 막연히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때는 그 꿈 때문에 11월에는 입술이 타들어가는 갈증도 있었지만 나의 재주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술을 먹고 울었다.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를 읽으면서 나의 슬펐던 학창시절이 생각이 났다. 자신이 읽었던 책들과 친숙한 이름의 작가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의 10대들이 연예인들에게 열광하는 것처럼 한 때 저들의 이름은 밤하늘에 빛나는 스타와 같은 존재였다.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책 꽤나 읽었다는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저들의 책을 읽고 가슴앓이를 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준태 시인에 대하여 아는 지식이 별로 없어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 나 자신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시인이라면 그렇게 알려진 작가는 아니라는 오만함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과 역사, 철학을 비벼놓은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고 경의를 표하게 된다. 한 권의 책에 대하여 비평할 수 있는 안목은 부족하다 할지라도 지식을 자랑하는 저자의 책 앞에서는 겸손함을 갖게 된다. 60평생이 넘는 삶을 오직 책과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은연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하여 이 정도는 알고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은근한 교훈도 있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노력하는 한, 끊임없이 방황하기 마련이다”라는 『파우스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45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문학세계와 사상, 그리고 삶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시인의 장기인 감성을 가지고 이 책을 썼기에 곳곳에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독일 내 거의 모든 대학들이 그렇듯이 대학 주변에는 ‘술집’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 한국의 대학들은 어떤가? 우리의 대학촌은 유흥가를 방불케 한다. 독일, 스위스, 프랑스의 대학촌은 우선 울창한 숲들과 각종 책들이 그득히 쌓여 있는 서점들이 대학가를 장식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사색과 명상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하는 숲길과 은빛 페달을 밟는 자전거들이 대학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109쪽)
이 구절만 읽더라도 유럽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넓은 땅덩어리가 주는 분위기와 낭만이 부럽다.
이 책은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유럽 문학을 이끌어온 괴테, 하이네, 귄터 그라스, 니체, 그림 형제, 엘뤼아르, 발자크, 레비스트로스 등의 생가와 그들이 다니던 대학과 그들이 숨을 거둔 곳을 방문하고 헌화하며 경의를 표한다. 특히 자신의 모든 말과 언어에 열정과 영혼의 에테르(우주를 꽉 채우고 있다는 기에 해당)를 부어 넣다가 나중에는 너무나 고독해 실어증 환자가 되어버린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 횔덜린의 안타까운 삶에 대한 이야기와 히틀러의 나치체제를 향하여 치열한 노동운동을 전개하다가 암살당한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해서는 “붉은 장미꽃처럼 타오르다 사그라졌다!”고 표현한다. 감옥 안에서도 괴테의 시를 읽으며 삶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던 로자 룩셈부르크. 그녀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충동이 인다.
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83세로 눈을 감았을 때 프랑스 정부는 그의 죽음을 국장으로 치렀는데 이때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하여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가 100만 명이나 되었다고 하니까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 이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제2부에서는 인디언의 땅을 점령한 후 우리 시대에 유일한 강국으로 굴림하고 있는 미국의 실체를 보여준다. 토머스 페니모어 쿠퍼, 휘트먼, 나다니엘 호돈과 에머슨, 흑인시인 랭스턴 휴즈, 허먼 멜빌, 헤밍웨이, 드라이저, 존 스타인벡, 팀 오브라이언등 미국의 대표 작가들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허먼 멜빌의 모비딕은 이렇게 찬양을 한다. ‘자연에 대한 무모한 행동, 운명과의 그칠 새 없는 싸움, 피 끓는 복수, 남성적인 허무주의와 파국의 구렁텅이, 섹스 중인 첫날밤의 남녀처럼 온 세계가 카오스의 화신인 양 뒤엉켜 어두워져버리는 광대무변한 저 바다! 그러면서도 고래학(學) 백과사전과도 같은 내용들이 담긴 소설《모비 딕》은 어쩌면 해양소설의 형식을 띤 문학작품으로서 또 하나의 구약성서가 아닐까!’(221쪽) 라며 그 위대함을 성경에 비유하기도 한다.
제3부는 베트남과 중국의 정치 지도자이면서 빼어난 시인이기도 했던 호치민과 마오쩌둥을 이념의 투사가 아니라 문학적인 관점에서 조명하는 새로움이 있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에 어렵지만 좋아했던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을 이야기 하며 이 여행은 막을 내린다.
신영복 선생은 그의 저서 ‘처음처럼’에서 여행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입니다.
현장이며 숲입니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은 45명의 시인과 소설가 사상가들의 고향과 작품의 무대를 직접 찾아가서 아나운서가 스포츠 경기를 해설하듯 쉽게, 그렇지만 그들의 복잡한 사상과 작품세계, 그리고 삶에서의 에피소드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기에 그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이 책에 언급된 모든 고전들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나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넉넉히 채워주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의 여행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등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있으면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연보다는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더욱 즐겁고 기다려진다. 왜냐하면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고, 찾아 떠나는 것보다 내적인 삶이 아름답고 인류를 위해 기여한 사람들의 삶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도 그들속에 들어가 함께 삶을 노래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파리의 에펠탑도 아니고 스위스의 레만 호수도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넓다는 프랑스의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다.
발자크, 프루스트, 알퐁스 도데, 아폴리네르, 오스카 와일드, 이브 몽탕, 에디트 피아프, 모딜리아니, 비제, 로시니, 쇼팽, 들라크루아 등을 언제나 찾아가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삶이 더 많은 나이, 이제는 삶보다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친숙한 나이이기에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크다. 발자크가 죽었을 때 빅토르 위고는 이렇게 조사를 읽었다고 한다.
“이 강력하고 절대로 지치지 않는 노동자, 이 철학자, 이 사상가, 이 시인, 이 천재는 우리들 사이에서 위대한 사람에게 주어진 운명대로 태풍과 투쟁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습니다. 무덤으로 들어가는 날로 그는 명예 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는 앞으로는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저 구름 위 저 조국의 별들 사이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하여 빛날 것입니다.” (168쪽)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며 한 눈 팔지 않고 인생을 제대로 산 사람들. 그들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밤하늘을 올려보는 것은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수많은 별들 중의 하나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별 때문에 자신도 빛난다는 믿음을 확인하는 행위다.
김준태 시인의 세계문학 여행기. 참깨를 털면서 와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로 널리 알려진 김준태 시인이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세계문학의 작품 무대를 찾는다. 시인은 촉촉한 감성으로 세계문학의 현장에서 문학과 사상의 거장들과 내면의 대화를 나눈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노력하는 한 끊임없이 방황하기 마련이다 라는 괴테의 파우스트 에 나오는 경구를 인용하면서 시인은 열정과 탐구의 정신으로 그리스신화의 오르페우스처럼 세계를 방랑한다.
제1부 영혼과 고뇌의 발자취, 회색빛 유럽문학을 찾아서
정열 넘치던 강의실에 숨어있는 비련의 그림자,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른 엘베 강에는 아직도 사랑의 노래가 흐른다, 하이네 노래의 시집
광기와 폭력의 뿌리에 울리는 경종, 귄터 그라스 양철북
초인의 혼을 찾아서,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부조리와 악습을 고발하는 사회풍자극, 브레히트 희곡 사천의 선인
동화 박물관에 가득한 형제의 숨결, 그림 형제 가정동화집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최고봉, 쉴러 희곡 발렌슈타인 삼부작
대리석 묘비 위엔 미네르바의 올빼미 날고, 헤겔 강의록 역사철학
시와 돌의 불꽃 만남, 릴케의 조각미술 거장 이야기 로댕론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사상의 편린 배인 대학촌,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30년을 실어증 환자로 살다간 시인, 횔덜린 히페리온
사라진 모든 것들은 다시 돌아온다, 고트프리트 벤 시체공시장(屍體公示場)?기타
베를린 운하에 던져진 인간해방의 꿈, 로자 룩셈부르크 옥중편지
개선문처럼 열린 낭만주의문학의 수령,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
파리의 골목골목에 뿌려진 자유와 평화의 시집, 폴 엘뤼아르 시와 진실
루앙 시를 감도는 잔느의 숙명 혹은 운명, 모파상 여자의 일생
파리 뒷골목에 피어난 부성애, 발자크 고리오 영감
죽음의 도시 오랑 시에 스며든 인간의 불빛, 알베르 카뮈 페스트
콩코르드 광장에서 출발한 세계 민주주의, 알베르 마티에 프랑스 혁명사
원시부족 안에서 관계를 발견하고 현대사회 속에서 소통을 갈망한다,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제2부 로키 산맥 넘어 보스턴의 찰스 강 언덕까지, 글로벌 시대의 미국문학을 찾아서
아메리카 대륙에 울리는 인생예찬, 월트 휘트먼 풀잎
태평양 저편에서 솟아오른 운명의 화신, 허먼 멜빌 모비 딕
아메리카 인디언과 한 백인의 우정, 쿠퍼 모히칸족의 최후
미국 르네상스 발원지에서 일어난 마녀사냥, 나다니엘 호돈 주홍글씨
니그로 르네상스를 꿈꾼 할렘의 가인, 랭스턴 휴즈 흑인 영혼의 시편
경제대공황시대를 그린 대서사시,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미국의 지적 독립을 선언한 자연 예찬론자, 에머슨 수상록
아무도 모르는 베트남전쟁, 팀 오브라이언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센세이션을 일으킨 호모문학의 대표작, J. 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잠들기 전에 가야 할 길, 프로스트 보스턴의 북쪽
멕시코 만에서 건져낸 미국문학의 백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미시시피 강을 달구는 두 소년의 이야기,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총탄에 쓰러진 흑인운동가의 참모습, 알렉스 헤일리 말콤 X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인생찬가, 롱펠로우 시집 인생찬가 와 밤의 노래
전후 현대문명의 불모성을 통렬하게 풍자하다, T. S. 엘리어트 황무지
나이를 타지 않고 읽히는 동물사랑 이야기, 시튼 동물기
배금주의에 넋을 뺏긴 젊은이의 종말, 디어도어 드라이저 아메리카의 비극
나는 너다 그리고 너는 나다의 세계, 옥타비오 파스 태양의 돌
제3부 아시아, 그리고 러시아문학을 찾아서
베트남통일 신화를 일군 민족주의자, 유언은 서로 가슴 열어주는 똘레랑스, 호치민 시편?옥중일기
문학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 반레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
사랑과 진리 밝힌 인도의 대서사시, C. 라자지 라마야나
중국의 대장정이 낳은 장쾌한 시편들, 마오쩌둥 시집 정강산
이성(理性)보다는 신(神)을 택한 친부살해 문학,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인생과 세계에 대한 진지한 물음, 톨스토이 부활
3D 캐릭터모델링의 정석
이책은 3d캐릭터 인체모델링의 원론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말그대로 인체모델링의 교과서적인 내용을 참고서로서 보시좋게 풀어내었다. 사실 3d캐릭터 모델링을 처음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원서같은 존재라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으나 3d캐릭터 모델러 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주내용은 지브러쉬로 인체모델링을 하는 내용이지만 지브러쉬의 테크닉적인 내용보다 인체를 스컬핑할때 참고할수있는 해부학적인 지식을 보완해주고 효율적인 인체스컬핑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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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맨(Shuttle Man)
“남들이 업신여기는 사람이 아닌, 진짜가 되는 거다!!”하루하루 고된 날을 보내는 나에게 내려온 유일한 빛줄기 하나.그 녀석의 손을 잡은 이후로 내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캐러멜 X 네온비 콤비의 숨겨질 뻔한 걸작, 부활!! 웹툰계의 아이돌같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캐러멜과 네온비 작가의 웹툰 셔틀맨이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작가의 연재중인 다른 작품 다이어터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이어트의 서수찬 이 살이 찌게 된 원인이 등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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